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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운임

디머리지 디텐션 경과보관료 차이와 프리타임 관리

터미널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들 — 프리타임을 넘기면 체화료가 붙기 시작한다

체화료 청구서는 대개 늦게 옵니다. 화물은 이미 공장에 들어와 생산까지 끝났는데, 몇 주 뒤에 정산서가 날아오는 식입니다. 그때가 되면 어느 컨테이너에서 얼마가 왜 붙었는지 되짚기가 어렵습니다.

늦게 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이 비용이 하나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실무에서 뭉뚱그려 체화료라고 부르는 금액 안에는 청구 주체도 발생 장소도 다른 세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디머리지와 디텐션 — 기준은 컨테이너의 위치입니다

둘 다 컨테이너를 늦게 처리해서 붙는 비용이지만, 나누는 기준은 컨테이너가 어디에 있느냐입니다.

디머리지(Demurrage)는 컨테이너가 터미널 안에 그대로 있을 때 붙습니다. 배에서 내려진 컨테이너를 무료 기간 안에 반출하지 않으면 그날부터 하루 단위로 계산됩니다. 디텐션(Detention)은 반출한 다음에 붙습니다. 컨테이너를 터미널 밖으로 가지고 나가 화물을 꺼낸 뒤, 정해진 기간 안에 빈 컨테이너를 돌려주지 않으면 청구됩니다.

터미널에 세워둔 값과 빌려간 것을 안 돌려준 값. 이렇게 갈라두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구분 디머리지 디텐션
청구 주체 선사 선사
발생 장소 터미널(CY) 안 터미널(CY) 밖
넘긴 기한 반출기한 반납기한
무료 기간 통상 7일 안팎 통상 7일 안팎

둘 다 청구하는 쪽은 터미널이 아니라 선사입니다. 컨테이너 자체가 선사 소유물이라, 회수를 앞당기기 위해 선사가 매기는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무료 기간은 선사와 계약, 노선에 따라 달라지므로 7일은 어디까지나 대략의 기준으로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터미널이 따로 청구하는 보관료가 있습니다

선사만 청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컨테이너나 화물이 CY·CFS에 무료 기간을 넘겨 계속 놓여 있으면, 그 물건을 관리해야 하는 책임이 터미널에 생깁니다. 그래서 터미널은 별도로 보관료를 매깁니다. 이것을 스토리지(Storage) 또는 경과보관료라고 부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비용이 디머리지와 별개로, 동시에 청구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선사에 디머리지를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터미널에 스토리지를 또 내는 상황이 생깁니다. 정산서에 찍힌 금액이 예상보다 큰데 이유를 못 찾겠다면, 대개 이 지점입니다.

프리타임은 하나가 아닙니다

무료 기간을 실무에서는 프리타임(Free Time)이라고 부릅니다. 포워더나 선사와 이야기할 때 쓰시면 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 프리타임이 선사 기준과 터미널 기준으로 따로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컨테이너인데 선사가 정한 프리타임과 터미널이 정한 프리타임이 서로 다른 날짜에 끝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선사 기준으로 아직 여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가 터미널 보관료부터 붙기 시작하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견적서나 계약서를 받으실 때 프리타임이 며칠인지만 보지 마시고, 그것이 선사 기준인지 터미널 기준인지까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질문 한 줄이면 되는 일입니다.

누구 잘못인지는 청구와 무관합니다

통관이 늦어져서 못 가져갔다거나, 차량 배차가 안 돼서 반납이 늦었다는 사정은 청구 여부를 바꾸지 않습니다. 실무 기준은 단순합니다. 과실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아니라, 그 시점에 누가 컨테이너를 점유하고 있었느냐로 갈립니다. 터미널에 있었으면 디머리지, 화주가 갖고 있었으면 디텐션입니다.

그래서 사후에 사정을 설명해 깎는 방식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습니다. 발생 시점에 막는 것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300여 대가 쌓인 뒤에는 정리가 아니라 재구성입니다

예전에 담당했던 부산의 철강가공회사가 체화료로 2억원 넘게 물어낸 적이 있습니다.

시작은 공장 설계였습니다. 해외에서 컨테이너로 자재를 들여올 것을 감안하지 않고 지어져서, 부지 안에 컨테이너를 세워둘 공간이 없었습니다. FCL로 자재를 들여오는데 둘 곳이 없으니 CFS를 사실상 자기 창고처럼 장기간 썼습니다. 여기에 해외 발주 특성상 생산 계획에 맞춰 도착 시점을 맞추기가 어려웠고, 일정이 어긋나면서 컨테이너가 예정보다 오래 머무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담당자 퇴사였습니다.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시점에 컨테이너가 300여 대 쌓여 있었는데, 언제 들어왔는지 어디에 있는지 정리된 문서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프리타임이 지나가는 것을 아무도 몰랐고, 체화료에 가산금이 겹겹이 붙어 2억원을 넘겼습니다.

이 상태를 되돌리는 작업은 정리라기보다 재구성에 가깝습니다. 컨테이너 300여 대의 입항일과 반출 여부, 현재 위치를 하나씩 다시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선사별 서류, 포워더 기록, 창고 입출고 내역을 전부 대조해야 했습니다. 어느 것 하나 한곳에 모여 있지 않으니 조각난 정보를 일일이 맞춰가는 일이었고, 이 작업에만 며칠 밤낮이 들어갔습니다.

전체 그림이 맞춰지고 나서야 어느 컨테이너가 왜 오래 걸려 있었는지, 무엇을 바꿔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지가 보였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표 한 장입니다

그 회사에 만들어둔 것은 대단한 시스템이 아니라 표 하나였습니다. 컨테이너 번호, 입항일, 프리타임 만료일, 현재 위치, 반출 여부. 담당자가 바뀌어도 이 표만 보면 지금 상황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컨테이너 한두 대를 들여오는 경우에도 원리는 같습니다. 계약 시점에 프리타임이 며칠이고 어느 기준인지 확인하고, 컨테이너 번호와 입항일과 만료일 세 가지를 어딘가에 적어두고, 담당자가 바뀔 일이 있으면 이 기록부터 넘기는 것입니다. 엑셀 한 줄이면 됩니다.

입항일은 한 번 정해지면 끝나는 숫자가 아닙니다. 선적 전에 받은 일정이 그대로 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ETA가 왜 계속 바뀌고 실제 선적일은 어디서 확인하는지를 알아두면 만료일 관리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그 회사의 진짜 문제는 자재가 늦게 온 것도, CFS를 오래 쓴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상태를 아무도 기록해두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록이 담당자 한 사람에게만 남아 있으면 그 사람이 나가는 순간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무역 담당자를 한 명 두는 데 드는 비용과 그 대안은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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