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를 하다 보면 20피트, 40피트, 40피트 하이큐브에 안 들어가는 화물이 가끔 나옵니다. 너무 길거나 너무 높거나 너무 넓은 화물입니다.
이런 화물을 위한 컨테이너가 따로 있습니다. 자주 쓸 일은 없어도 알아두면 견적을 받을 때 당황하지 않습니다. 공통점 하나를 먼저 말씀드리면, 규격 밖 화물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운임 자체보다 그 옆에 붙는 부대비용과 노선 가용성입니다.
45피트는 노선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45피트 컨테이너는 40피트보다 큽니다. CBM으로 따지면 약 86 CBM 정도로 40피트 하이큐브보다도 큽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흔하게 다니지 않습니다. 도로 여건 때문입니다. 40피트까지는 운송이 널리 이뤄지지만 45피트는 아주 가끔씩만 다니고 그 이상은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45피트를 검토한다면 이 컨테이너가 다닐 수 있는 항구인지, 항구에서 목적지 창고까지 도로로 옮길 수 있는지를 포워더에게 먼저 물어보셔야 합니다.
노선이 된다고 해도 비용은 더 나갑니다. 규격 외라 다니는 배편 자체가 적고 터미널에서도 취급 대수가 적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45피트는 해상보다 오히려 육상 트럭운송에서 더 자주 쓰입니다. 중국과 베트남, 미국과 멕시코처럼 국경을 맞대고 트럭으로 바로 넘어가는 운송에서 특히 많이 다루는 규격입니다.
이 경우 조심할 것이 부대비용입니다. 길이가 길다 보니 터미널에서 컨테이너를 들어 옮기는 리치스태커가 다루기 까다롭습니다. 취급이 까다로운 만큼 하역 작업비가 추가로 붙는 경우가 있어서, 정작 운송비보다 이런 부대비용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견적을 받을 때 운송비만 보지 마시고 하역·취급 비용까지 같이 확인하십시오. 견적서에서 무엇을 따져야 하는지는 포워더 견적서, 어디까지가 진짜 내야 하는 돈인가에 정리해두었습니다.
물량이 아주 크지 않다면 45피트보다 40피트 하이큐브 두 대로 나누는 쪽이 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20피트 하이큐브는 재고부터 확인합니다
20피트에도 하이큐브가 있습니다. 표준 20피트보다 높이가 있어서 부피는 크지 않은데 높이만 큰 화물에 맞습니다.
다만 40피트 하이큐브만큼 흔하지 않습니다. 선사나 터미널마다 보유 대수가 적어서 노선에 따라 아예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요하면 견적 요청 시점에 재고부터 확인하시고, 없으면 40피트 하이큐브로 방향을 바꾸거나 다른 대안을 찾으셔야 합니다.
오픈탑은 높이보다 적재 방식 때문에 씁니다
오픈탑(Open Top)은 지붕이 없는 컨테이너입니다. 화물이 표준 컨테이너 문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높을 때 쓰고, 크레인으로 위에서 그대로 내려서 싣습니다. 큰 기계나 철강 구조물이 여기 해당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높이 초과보다 다른 이유로 더 자주 씁니다. 파이프나 철근류처럼 아주 긴 화물은 컨테이너 정면 출입구로 밀어 넣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공장이나 창고 안에 있는 호이스트로 컨테이너 위에서 바로 내려 넣으면 훨씬 수월합니다. 높이가 초과되지 않아도 적재 방식의 편의 때문에 오픈탑을 고르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여기에도 비용이 따릅니다. 오픈탑 자체의 대여료가 일반 컨테이너보다 비쌉니다. 상단 방수포를 걷었다가 작업 후 다시 씌우는 과정도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걸립니다. 이 작업을 할 줄 아는 인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작업료가 비싸게 형성됩니다.
그리고 지붕이 없는 대신 상단을 방수포로 덮는 구조라, 비가 스며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습기에 약한 화물이면 포장을 따로 보강하셔야 합니다.
플랫랙은 쇼링 인력이 따로 붙습니다
플랫랙(Flat Rack)은 오픈탑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형태입니다. 지붕뿐 아니라 양옆 벽도 없이 바닥판만 있습니다. 높이뿐 아니라 폭까지 규격을 초과할 때 씁니다. 굴착기나 콤바인 같은 중장비, 대형 설비, 길고 무거운 자재를 실을 때 주로 쓰입니다.
벽이 없다 보니 화물을 체인이나 와이어로 단단히 고정하는 작업이 훨씬 중요해집니다. 라싱, 실무에서는 쇼링이라고도 부르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이 부실하면 운송 중 화물이 흔들리거나 파손될 위험이 커집니다.
그런데 이 작업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화물 종류와 무게에 맞춰 고정 방식을 계산할 줄 아는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플랫랙은 운송비 자체도 비싼데 쇼링 전문인력 작업비가 별도로 붙습니다. 견적을 받을 때 운송비와 쇼링비를 나눠서 확인하십시오.
탱크와 벤틸레이티드
탱크 컨테이너는 액체나 화학물질을 실을 때 씁니다. 식용유나 화학원료가 여기 해당합니다. 벤틸레이티드 컨테이너는 통풍 기능이 있어서 신선도 유지가 필요하지만 냉동까지는 필요 없는 농산물류에 씁니다. 이런 특수 컨테이너는 일반적으로 20피트와 40피트 두 사이즈로 나옵니다.
규격 밖 화물에서 공통으로 확인할 세 가지
노선을 먼저 확인합니다. 특히 45피트는 다닐 수 있는 항구와 도로가 제한적입니다.
비용은 표준 컨테이너보다 더 나간다고 보셔야 합니다. 물량 자체가 적어 선사와 터미널의 취급 여력이 적고, 그만큼 요금도 높게 형성됩니다. 그리고 앞에서 본 것처럼 하역비와 쇼링비가 운송비와 별개로 붙습니다.
일정에 여유를 둡니다. 스페이스 확보가 표준 컨테이너보다 어려워서 원하는 시점에 바로 못 싣는 경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