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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기초

하우스 B/L, 마스터 B/L, 서렌더 비엘 차이와 도착지 비용

책상 위에 놓인 서류와 펜 — 선하증권을 비롯한 선적서류

포워더에게 하우스 B/L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굳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량이 어느 정도 쌓이고 실무에 익숙해진 뒤에도 그대로 두는 쪽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선택은 도착지 비용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그 판단을 하려면 B/L에 붙는 이름들이 무엇을 나누고 있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기준이 두 개라서 헷갈립니다

마스터 B/L, 하우스 B/L, 오비엘, 서렌더 비엘. 네 가지가 각각 다른 서류처럼 보이지만 기준이 두 가지로 나뉘어 있을 뿐입니다.

마스터 B/L과 하우스 B/L은 누가 발행했는가로 나눈 구분입니다. 오비엘과 서렌더 비엘은 원본이 살아 있는가로 나눈 구분입니다. 서로 다른 축이므로 겹쳐서 조합됩니다. 마스터 B/L이 원본일 수도 서렌더될 수도 있고, 하우스 B/L도 마찬가지입니다. 네 가지 조합이 전부 가능합니다.

실무에서 오비엘을 받았다는 말을 흔히 쓰는데, 정확히는 어느 발행 주체의 원본인지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한 축으로 뭉쳐서 이해하고 있으면 뒤에 나올 비용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서류가 두 층으로 나오는 이유

포워더는 여러 화주의 화물을 모아 선사와 거래합니다. 선사 입장에서 계약 상대는 포워더 한 곳이고, 포워더 입장에서 계약 상대는 화주 여러 곳입니다. 그래서 서류도 두 층으로 발행됩니다.

선사가 포워더 앞으로 발행하는 것이 마스터 B/L, 포워더가 실화주 앞으로 발행하는 것이 하우스 B/L입니다. 같은 화물을 두고 발행 주체와 수취인만 다른 서류 두 장이 생기는 셈입니다. LCL이나 포워더를 통한 일반적인 거래에서 실제로 받아보시는 것은 대부분 하우스 B/L입니다.

도착지 비용이 갈리는 지점

FCL이면서 실화주 명의로 선사의 오리지널 마스터 B/L을 직접 받는 구조라면, 포워더를 거치지 않고 선사에서 바로 D/O(화물인도지시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절차는 번거롭습니다. 원본을 직접 챙겨야 하고 선사와 직접 소통해야 합니다. 대신 포워더가 중간에서 매기는 D/O 차지와 핸들링 차지 같은 도착지 비용이 빠집니다.

반대로 하우스 B/L을 받는 구조에서는 포워더가 통관부터 화물 인도까지 처리해 줍니다. 신경 쓸 일이 적은 대신 그 편의에 수수료가 붙습니다.

편하지만 비용이 붙는 쪽과, 번거롭지만 비용이 줄어드는 쪽. 물량이 꾸준하고 실무가 손에 익었다면 후자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볼 만합니다. 반대로 건수가 드물고 담당자가 다른 일을 겸하고 있다면 아낀 금액보다 들어간 시간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서렌더는 왜 생겼고 어디서 막히는가

오비엘(OB/L, Original B/L)은 말 그대로 원본입니다. 보통 세 장이 한 세트로 발행되고, 이 중 한 장을 도착지에서 제출해야 화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원본 자체가 권리증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은행 담보로도 쓰입니다.

문제는 한중, 한일처럼 운송 기간이 짧은 노선입니다. 원본을 우편으로 보내는 시간보다 배가 도착하는 시간이 더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화물은 항구에 와 있는데 서류는 아직 오는 중인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때 수출자가 선사에 원본을 포기하겠다고 요청합니다. 선사는 출발지에서 원본을 회수하거나 무효 처리하고, 도착지 선사에 원본 없이 화물을 내줘도 된다는 통지를 보냅니다. 이것이 서렌더 B/L(Surrendered B/L)이고, 텔렉스 릴리즈라고도 부릅니다. 화주는 사본과 신분 확인만으로 화물을 찾습니다.

다만 서렌더는 권리증권 기능을 포기한 서류라 L/C 거래에서는 원칙적으로 쓸 수 없습니다. T/T 같은 송금 방식이나 신뢰가 쌓인 거래처와의 반복 거래에서 씁니다. 결제 조건을 바꾸면서 이 부분을 놓치면 서류 단계에서 걸립니다.

공급처를 가려야 할 때

하우스 B/L이 쓰이는 이유가 편의 때문만은 아닙니다. 중계무역에서는 공급업체를 의도적으로 가리는 용도로도 씁니다.

한국 회사가 중국 공급처 물건을 제3국 바이어에게 파는 구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마스터 B/L에는 실제 선적 주체인 중국 공급처 정보가 그대로 남습니다. 바이어가 이 서류를 보면 중간에 낀 한국 회사를 건너뛰고 공급처와 직접 거래하려 할 수 있습니다.

포워더가 발행하는 하우스 B/L을 쓰면 Shipper 칸에 원공급처 대신 한국 회사나 포워더 정보를 넣을 수 있습니다. 중계무역을 하는 쪽이 하우스 B/L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도착지 비용을 아끼는 것보다 공급처를 가리는 쪽이 더 중요하므로, 앞의 비용 계산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판단 순서

먼저 중계무역처럼 공급처를 가려야 하는 구조인지 봅니다. 그렇다면 하우스 B/L 외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FCL인지, 실화주 명의로 마스터 B/L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인지, 그리고 원본을 직접 챙기고 선사와 소통할 사람이 사내에 있는지를 봅니다. 세 가지가 다 맞으면 도착지 비용을 줄일 여지가 있습니다.

결제 조건이 L/C라면 서렌더는 처음부터 빼고 검토하시면 됩니다.

실제 서류를 보면서 대조해 보고 싶으시면 자료실에 House B/L 엑셀 양식을 올려두었습니다. Check B/L 검토 체크리스트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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