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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결제

결제 통화 하나로 마진이 갈립니다 (환리스크와 송금비용 관리)

환리스크 · 송금비용

수입 원가를 계산할 때 대부분 물건값, 운임, 관세까지는 챙깁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조용히 끼어 있는 비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환율입니다.

환율은 오르내리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견적을 받는 단계에서 이미 결정되어 있는 부분이 있고, 계약 방식으로 고정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같은 공장, 같은 물건입니다.
그런데 달러로 받은 견적과 위안화로 받은 견적의 가격이 다릅니다.

이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 그리고 어떻게 걷어낼 수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1. 환리스크는 실제로 얼마짜리 비용인가

먼저 규모를 잡고 시작하겠습니다.

10만 달러짜리 오더를 계약했다고 하겠습니다. 계약 시점 환율이 1,350원이었다면 원화로 1억 3,500만원입니다. 그런데 결제는 보통 계약하고 한 달에서 두 달 뒤에 이뤄집니다. 그 사이 환율이 1,400원으로 올랐다면 실제로 나가는 돈은 1억 4,000만원입니다.

물건도 그대로, 수량도 그대로인데 500만원이 더 나갔습니다. 3~4% 정도의 변동인데, 수입 마진이 10% 안팎인 품목이라면 마진의 3분의 1이 환율에서 사라진 셈입니다.

반복 수입이라면 이게 매 건마다 누적됩니다. 운 좋은 달과 나쁜 달이 상쇄될 것 같지만, 실무에서는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특히 판매가를 미리 정해놓고 파는 구조라면 환율이 오른 만큼 그대로 마진이 깎입니다.

2. 달러 견적이 비싼 이유

중국에서 수입할 때 자주 겪는 상황입니다. 견적을 달러로 요청하면 나오는 가격과, 위안화로 요청하면 나오는 가격이 다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환율 위험을 누가 떠안느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공급처가 달러로 견적을 내면, 계약 시점부터 실제 수금 시점까지의 환율 변동 위험을 공급처가 지게 됩니다. 그 사이 달러가 약세로 가면 위안화로 환전했을 때 손해를 봅니다. 그래서 그 위험만큼을 미리 가격에 얹어서 부릅니다. 보수적으로 잡을수록 견적은 비싸집니다.

반면 위안화 견적은 자기 통화라 환율 위험이 없습니다. 얹을 이유가 없으니 가격이 깔끔하게 나옵니다.

견적 요청할 때 이렇게 하십시오
달러와 위안화 견적을 동시에 요청하십시오. “Please quote in both USD and CNY” 한 줄이면 됩니다. 받아서 그날 환율로 환산해 비교하면, 달러 견적에 얼마가 얹혀 있는지 그대로 드러납니다. 차이가 없으면 편한 쪽을 고르면 되고, 위안화 쪽이 눈에 띄게 싸다면 그 차액이 그동안 지불해 온 환리스크 비용입니다.

다만 위안화로 결제한다는 건 환율 위험을 이쪽이 떠안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싸게 받은 만큼 변동 위험은 넘어옵니다. 그래서 다음 항목이 필요합니다.

3. 환율을 아예 고정하는 방법 — 선물환

은행과 선물환 계약을 맺으면 미래의 특정 시점에 적용할 환율을 지금 미리 확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달 뒤에 10만 달러를 결제해야 한다면, 지금 은행과 “두 달 뒤에 1달러를 1,360원에 사겠다”고 약정합니다. 두 달 뒤 실제 환율이 1,420원이 되든 1,300원이 되든, 약정한 1,360원으로 결제합니다.

핵심은 이익을 내는 게 아니라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입니다. 환율이 내려가면 손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원가가 확정되면 판매가를 안심하고 정할 수 있습니다. 마진을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 어디서 하나 — 거래하는 은행의 외환 담당 창구에서 상담합니다. 법인 또는 개인사업자 명의로 가능합니다.
  • 무엇이 필요한가 — 실제 수입 거래가 있다는 증빙(계약서, 인보이스 등)이 필요합니다. 실수요 원칙이라 투기 목적으로는 안 됩니다.
  • 비용은 — 별도 수수료보다는 선물 환율에 반영되는 방식입니다. 두 통화의 금리 차이만큼 현물 환율과 차이가 납니다.
  • 주의할 점 — 약정한 날짜에 반드시 이행해야 합니다. 선적이 밀려 결제가 늦어지면 조정 절차가 필요하니, 납기가 유동적인 건이라면 미리 은행과 상의하십시오.

매달 일정 금액을 결제하는 구조라면 특히 효과가 큽니다. 반대로 일 년에 한두 번, 소액으로만 수입한다면 굳이 복잡하게 갈 필요는 없습니다.

4. 송금 수수료, 누가 부담하는지 정해야 합니다

은행을 통한 해외 송금은 SWIFT 망을 타고 갑니다. 이 과정에서 보내는 은행, 중간에 거치는 중개은행, 받는 은행이 각각 수수료를 뗍니다.

이 수수료를 누가 낼지를 정하는 것이 OUR, SHA, BEN입니다. 송금 신청서에 선택하는 항목인데,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분 누가 부담하나 결과
OUR 보내는 쪽이 전부 부담 상대가 청구서 금액 그대로 수령
SHA 송금 수수료는 보내는 쪽, 중개·수취 수수료는 받는 쪽 상대가 받는 금액이 조금 부족해짐
BEN 받는 쪽이 전부 부담 상대가 받는 금액이 크게 부족해짐

여기서 실무 사고가 납니다. SHA나 BEN으로 보내면 공급처가 받는 금액이 인보이스 금액보다 적습니다. 그러면 공급처는 대금이 덜 들어왔다고 보고, 부족분을 다시 보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 재송금에 또 수수료가 붙습니다.

특히 중개은행이 여러 곳 끼면 수수료가 중복으로 차감되어, 어디서 얼마가 빠졌는지 추적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실무 권장
무역 대금은 OUR로 보내는 것이 원칙적으로 깔끔합니다. 수수료를 이쪽이 더 내는 것 같아 손해 같지만, 부족분 클레임과 재송금 수수료를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싸게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계약서 단계에서 수수료 부담 주체를 명시해두면 나중에 다툴 일이 없습니다. “All bank charges outside Korea are for the account of the beneficiary” 같은 문구를 넣으면 됩니다.

5. 은행이냐 핀테크냐

송금 수단도 비용에 영향을 줍니다.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항목 은행 직접 송금 핀테크 송금 서비스
환율 환율 우대율에 따라 좌우 (거래 실적이 쌓이면 우대폭 확대) 매매기준율에 가까운 환율을 적용하는 곳이 있음
수수료 송금 수수료 + 전신료 + 중개은행 수수료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는 구조가 많아 단순한 편
절차 증빙 제출, 창구 또는 기업뱅킹 온라인 업로드, 상대적으로 간편
유리한 상황 고액 건, 은행 거래 실적·여신 관리가 필요한 경우 소액 건, 건수가 잦은 경우, 위안화 직접 송금

중요한 건 수수료보다 환율 우대율입니다. 금액이 커질수록 송금 수수료 몇 만원보다 환율에서 벌어지는 차이가 훨씬 큽니다. 10만 달러 건에서 환율이 1% 차이 나면 130만원 이상입니다. 송금 수수료를 아끼려고 여기저기 비교하는 것보다, 주거래 은행에 환율 우대를 요청하는 편이 실익이 큽니다.

어느 쪽을 쓰든 무역 대금이라는 증빙(계약서, 인보이스, 필요시 물류 정보)은 동일하게 요구됩니다. 미리 준비해 두면 절차가 빨라집니다.

6. 반복 수입이라면 — 외화 계좌

매달 또는 분기마다 결제하는 구조라면 외화 통장을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환율이 유리할 때 미리 달러나 위안화를 사서 외화 계좌에 넣어두고, 결제 시점에 그 외화를 그대로 보내는 방식입니다. 결제할 때마다 그날 환율로 환전하는 것보다 유리한 시점을 고를 수 있습니다.

수출도 병행한다면 효과가 더 큽니다. 수출로 받은 외화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수입 대금으로 쓰면, 환전 자체를 한 번 건너뛰게 됩니다. 환전 수수료도 환율 변동 위험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7.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 견적을 요청할 때 달러와 위안화를 함께 받아서 환리스크가 얹혀 있는지 확인한다
  • 결제 통화를 정한 뒤, 금액이 크거나 반복 거래라면 선물환으로 환율을 고정할지 검토한다
  • 송금 시 OUR로 지정하고, 수수료 부담 주체를 계약서에 명시한다
  • 주거래 은행에 환율 우대를 요청한다. 수수료보다 여기서 나오는 차이가 크다
  • 반복 수입이라면 외화 계좌로 환전 시점을 분리한다

환율은 통제할 수 없지만, 환율에 노출되는 구조는 설계할 수 있습니다. 견적 단계에서 한 번, 계약 단계에서 한 번, 송금 단계에서 한 번 — 세 지점에서 각각 손을 쓸 수 있습니다.

참고할 곳

  •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 은행별 외환·해외송금 수수료 비교 공시
  • 주거래 은행 외환 담당 — 선물환 상담, 환율 우대 협의, 외화 계좌 개설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환율 추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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