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스킨케어나 마스크팩을 들여와 팔아보려는 문의가 꾸준히 있습니다. 단가를 보면 충분히 해볼 만해 보입니다. 그런데 화장품은 통관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보다 그 앞, 수입자 자격과 공장 서류에서 멈추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지난 편에서 다룬 KC인증은 제품에 인증을 받는 구조였습니다. 화장품은 방향이 반대입니다. 수입하는 회사가 먼저 등록되어 있어야 하고, 제품은 수입할 때마다 서류로 확인받습니다. 세관장확인대상 중에서도 준비할 것이 사람과 서류 쪽에 몰려 있는 품목입니다.
누가 무엇을 준비하는가

화장품 수입은 세 주체가 각자 준비해야 할 것이 맞물려야 진행됩니다. 수입자는 화장품책임판매업 등록과 책임판매관리자를, 중국 제조사는 제조증명서·판매증명서·BSE 서류를,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와 시험기관은 표준통관예정보고와 품질검사를 맡습니다. 이 중 하나라도 비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수입자가 먼저 등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화장품을 수입해 국내에 유통·판매하려면 화장품책임판매업 등록이 필요합니다.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청하고,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는 온라인 기준 약 27,000원이라 비용 부담은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걸리는 것은 책임판매관리자입니다. 등록하려면 품질관리와 판매 후 안전관리를 맡을 관리자를 반드시 두어야 하고, 그 사람은 아래 요건 중 하나를 갖춰야 합니다.
| 구분 | 요건 |
|---|---|
| 면허 | 의사 또는 약사 |
| 학사 | 이공계, 향장학·화장품과학·한의학·한약학·간호학 등 전공 |
| 전문학사 | 화학·생물학·화장품과학 등 관련 전공 + 화장품 제조·품질관리 경력 1년 이상 |
| 자격시험 |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합격 |
| 경력 | 화장품 제조 또는 품질관리 경력 2년 이상 |
상시근로자 10명 이하 사업장은 대표자가 관리자를 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겸직이 허용되는 것이지 자격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자 본인이 위 요건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합니다. 요건이 없는 1인 사업자라면 자격자를 두거나 조제관리사 시험 같은 경로를 밟아야 하므로, 아이템을 확정하기 전에 이 부분부터 풀어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관리자는 등록 후 6개월 안에 교육을 받아야 하고 이후 매년 한 번씩 다시 받아야 합니다. 관리자가 바뀌면 변경등록도 해야 합니다. 한 번 등록하고 끝나는 자격이 아니라 계속 유지 비용이 드는 자격이라는 점을 원가에 넣어두어야 합니다.
단가보다 전성분표를 먼저 받습니다
공장과 단가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전성분표(INCI 성분명 기준)부터 받아야 합니다. 한국에서 쓸 수 없는 원료가 들어 있거나 사용 한도를 넘는 원료가 있으면 그 제품은 수입 자체가 안 됩니다. 기준은 식약처 고시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있습니다. 중국 내수용 처방이 한국 기준과 어긋나는 경우가 있어서, 같은 공장의 같은 제품이라도 한국 수출용 처방을 따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기능성화장품 해당 여부도 이 단계에서 가려야 합니다.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염모·탈색, 제모, 탈모 증상 완화, 여드름성 피부 완화(세정 제품), 피부장벽 기능 회복, 튼살 붉은 선 완화를 내세우는 제품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선크림과 톤업크림이 대표적입니다. 기능성은 식약처 심사나 보고를 거친 서류가 있어야 표준통관예정보고를 할 수 있어서 일반 화장품과 준비 기간이 크게 다릅니다.
화장비누, 흑채, 제모왁스는 2019년 12월 31일부터 화장품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생활용품으로 알고 들여오던 품목이 화장품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경우입니다.
판매증명서가 나오는지부터 확인합니다
표준통관예정보고에 필요한 제조사 서류는 세 가지입니다.
| 서류 | 요건 |
|---|---|
| 제조증명서 | 제품명, 원료명, 원료배합량, 원료규격을 적고 공증받은 것 |
| 판매증명서 | 생산국이나 판매국의 정부 또는 공공기관(화장품협회·상공회의소 포함)이 해당 제품이 판매되고 있음을 증명한 것 |
| BSE 관련 서류 | 반추동물 유래 원료 사용 여부 확인. 원본 제출, 반환되지 않음 |
중국 소싱에서 가장 자주 막히는 것은 판매증명서입니다. 중국에서는 자유판매증명(自由销售证明) 또는 출구판매증명(出口销售证明)이라 부르고, 영문으로는 FSC나 CFS로 통합니다. 이 서류는 중국 안에서 정식으로 비안(备案)을 마친 제품이거나, 수출 전용으로 별도 절차를 밟은 제품이어야 나옵니다. 1688에서 파는 저가 무브랜드 제품 중에는 이 서류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판매자가 공장인지 중간상인지도 여기서 차이를 만듭니다. 제조증명서와 판매증명서는 실제 제조사 명의로 나와야 하므로, 중간상은 공장의 협조 없이는 서류를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샘플을 주문하기 전에 “能提供制造证明、自由销售证明和BSE证明吗?”(제조증명서, 자유판매증명서, BSE 서류를 제공할 수 있습니까?)를 먼저 묻고, 발급 주체와 명의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세 서류가 안 나오면 그 제품은 정식으로 들여올 방법이 없습니다.
표준통관예정보고는 수입할 때마다 합니다
서류가 갖춰지면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표준통관예정보고를 합니다. 협회 홈페이지에서 수입자관리카드를 작성하고 원료목록코드를 만든 뒤, UNI-PASS 같은 작성기관에서 전자문서로 신청서를 보내는 순서입니다. 신청서의 결제금액은 인보이스 금액과 같아야 하고, 수량 단위는 개수(EA, SET)로만 적을 수 있습니다. 처음 수입하는 업체의 최초 품목은 제조증명서와 판매증명서 원본을 방문이나 우편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처리 기간은 최종 전송일로부터 영업일 기준으로 신규 3일, 재수입 1일입니다. 협회 통신관리비는 부가세 별도로 아래와 같습니다.
| 구분 | 기본료 | 추가 품목 |
|---|---|---|
| 신규 | 2품목까지 10,000원 | 품목당 5,000원 |
| 재수입 | 5품목까지 10,000원 | 품목당 1,000원 |
신규 품목 10개를 처음 들여오면 약 50,000원입니다. 세트 제품은 구성 단품 수만큼 품목으로 셉니다. 이렇게 보고하고 수입한 경우에는 별도의 수입실적 보고와 원료목록 보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운영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신규와 재수입의 판정 기준입니다. 제품명, 성분, 배합량, 제조원 중 하나라도 바뀌면 재수입이 아니라 신규로 봅니다. 공장이 원료 수급 사정으로 처방을 조정하거나 포장 개편과 함께 제품명을 바꾸면, 한국 쪽에서는 서류를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합니다. 발주서나 계약서에 처방·제품명·제조원을 바꿀 때는 사전에 통보한다는 조항을 넣어두면 선적 직전에 알게 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품질검사가 판매 개시일을 정합니다
통관이 끝나도 바로 팔 수는 없습니다. 책임판매업자는 제조번호별로 품질검사를 한 뒤에 유통해야 합니다. 자체 시험실이 없으면 식약처 지정 화장품 시험·검사기관이나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와 위탁계약을 맺고 검사를 맡깁니다. 항목은 내용량, pH, 중금속(납·비소·수은·안티몬·카드뮴·니켈), 미생물 한도 등이고, 기능성은 기능성 원료 함량 시험이 더해집니다.
기간은 한 시험기관 기준으로 일반 항목이 영업일 7~10일, 미생물 시험이 포함되면 10~21일입니다. 입고 후 판매 개시까지 2~3주를 비워두고 판매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검사가 제조번호 단위라는 점도 원가에 영향을 줍니다. 한 번 선적한 물량 안에 제조번호가 여러 개 섞이면 검사도 그만큼 늘어나므로, 발주할 때 제조번호를 가능한 한 적게 묶어달라고 요청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실제 제품에 찍힌 제조번호가 표준통관예정보고서와 다르면 협회에서 변경 신청을 해야 합니다.
해외 제조소의 시험성적서로 국내 품질검사를 대신하는 길도 있습니다. 다만 식약처가 제조소를 현지실사해 국내 CGMP와 같은 수준 이상이라고 인정한 경우에만 가능해서, 처음 거래하는 중국 공장에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한글 표시와 샘플
판매 전에 한글 표시사항을 붙입니다. 제품명, 책임판매업자 상호와 주소, 전성분, 내용량, 제조번호,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 사용 시 주의사항, 제조국 등이 들어갑니다. 한글 라벨을 붙이는 것처럼 표시만 하는 공정은 화장품제조업 등록 대상이 아니므로 책임판매업자가 직접 작업할 수 있습니다.
판매용이 아니라 견본용이나 소비자조사용으로 들여오는 화장품은 수입요건확인 면제 대상입니다. 관할 시·도지사나 지방식약청에 면제 추천을 받으면 표준통관예정보고 없이 들여올 수 있어서, 아이템을 시험해보는 단계에서는 이 경로를 먼저 검토할 만합니다. 이미 국내에 정식 수입되는 제품을 다른 경로로 들여오는 경우는 병행수입으로 분류되어 별도의 제제코드와 동일성 검사 절차를 따릅니다.
정리하면
| 단계 | 비용 | 기간 |
|---|---|---|
| 책임판매업 등록 | 약 27,000원(온라인) | 서류 준비에 따라 다름 |
| 제조사 서류 3종 | 공증·발급비 별도 | 공장 대응에 따라 다름 |
| 표준통관예정보고 | 신규 2품목 10,000원부터 | 신규 3일, 재수입 1일 |
| 품질검사 | 항목 구성에 따라 다름 | 영업일 7~21일 |
화장품 수입의 비용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등록 수수료와 통신관리비는 몇만 원 단위이고, 품질검사비가 로트 수만큼 붙는 정도입니다. 대신 책임판매관리자 자격과 제조사 서류라는 두 개의 문이 있고, 어느 하나라도 열리지 않으면 단가가 아무리 좋아도 진행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 두 문을 한 번 열어두면 같은 절차를 갖추지 못한 경쟁자는 따라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아이템을 고를 때 마진과 수입 원가 옆에 이 두 가지를 같이 올려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